2008. 5. 26. 00:24

며칠전 처가집쪽으로 잘 알고 있는 젊은 분이 임파선암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다. 항암치료를 한다고 말이다.
문득 그사람이 결혼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환자를 담당한 치료진이 나와 잘 아는 사이길래, 전화해서 물어보았다.
"결혼도 하지 않은 사람인데, 항암치료를 하기 전에 정자은행에다가 정자 보관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임파선암에 쓰는 항암제는 나중에 임신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는데, 환자와 우선 상의해봐야지..."

요새는 간혹 젊은 사람들이 암에 걸리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의사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말이다.
또 비뇨기과의사라 고환암을 자주 보는데, 고환암이 대개 젊은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흔희들 항암치료로 인해서 불임이 되는 경우를 많이 걱정하는데, 요새는 암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 불임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고환암의 경우 약 1/4이, 백혈병의 경우 절반 이상에서 정자에 이상소견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항암치료를 하면 초기단계의 정자들은 영향을 많이 받지만, 후기단계의 정자들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면 바로 정액에 정자가 없어지지 않고 후기단계의 정자들이 약 2개월정도는 정상범위로 나온다.

암으로 항암치료를 하면 잘 알다시피 정자도 같이 죽기 때문에 불임이 된다. 그럼 이 현상은 항암치료가 끝나도 계속 지속이 될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환암으로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약 5년정도 지나면 80%의 환자에서 정자생성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한 임파선암의 경우에는 암의 타입에 따라 다르지만 약 50-70%정도가 정자생성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회복이 100%가 되지 않는다는것에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젊은 남자가 암때문에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경우 추후 자녀를 가질려고 하면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정자은행이다. 정자은행은 정자를 극저온에 보관하는 방법을 취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21년간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냉동하였을 때 운동성이 좀 떨어진다고 하였지만, 그외 다른 인자들은 정상범위수준에 있었다고 한다.

(정자를 보관하는 통, 출처 : 중앙일보)

이러한 시설은 그럼 어디에 있을까?

보통 큰 종합병원에 가면 대부분 정자를 냉동보관할 수 있다.또한 불임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들도 정자를 냉동보관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몇달전 신문기사를 보니 캐나다의 어떤 사람이 어릴때 악성종양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불임이 되었을 때 치료전에 보관해두었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하여 자녀를 가졌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정자는 약 20녀도 더 된 기간을 지나고도 정상적인 아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옆사진 : 캐나다 밴쿠거에 살고 있는 마이크 쿠츠민스키와 크리스틴, 20년도 더된 정자를 가지고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출처 : 나우뉴스)


자....결론을 맺자면,

남자가 암으로 치료를 시작할 때 다 치료한 다음에 아기를 가질 의향이 있는가?
그렇다면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불임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반드시 정자를 냉동보관하도록 하자.

Posted by 두빵
2008. 5. 19. 01:41
남성들이 간혹 사정시 혹은 사정후에 통증이 지속된다고 걱정하며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새는 우리나라도 잘 살게 되었는지, 삶의 질 (quality of life)을 많이 따지는 질환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정시 통증도 물론 삶의 질을 낮추며, 성관계를 기피함으로서 남성의 성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간혹 부부관계가 악화되기도 한다.


(좌측 그림 : 남자의 회음부를 이루고 있는 근육들..
출처 : 위키디피아)

사정이라는 것은 요도와 회음부 주위의 많은 근육들이규칙적으로 움직임으로 인해서 정액을 배출하는 과정으로 즉 쉽게 말해 정액을 짜주면서 배출되는 과정이다. 좀 어려운 의학용어를 쓰자면 alpha 1A아드레날린 수용체 (alpha 1A-adrenoreceptor)가 주로 작용한다.


그럼 사정 후 통증이 일어나는 기전은 앞서 이야기한 alpha 1A 아드레날란 수용체의 이상소견으로 이런 기전이 막히거나정상보다 더 쎈경우 요도와 회음부주위의 많은 근육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자기멋대로 움직여서 정액이 잘 배출되지 않고 정액의 일부가 몸속에서 남아 빨리를 쥐어짜듯이 정액주위로 근육들이 뭉침으로 인해서 발생한다.

보통 정상인에서는 약 1-10%정도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으나,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거의 절반정도 호소한다고 한다. 통증이 발생되는 위치는 주로 음경이 대부분이지만 아랫배나 고환도 상당히 호소한다.

그럼 이러한 원인은 무엇일까?

1. 전립선암 수술후에 수술로 인한 해부학적인 변화때문에 골반근육이 뭉쳐 발생하기도 한다.




2. 남자의 전립선 뒤쪽으로 정낭이라는 구조물이 있는데 이 정낭의 분비물이정액의 2/3을 차지한다. 이러한 정낭에 돌이 생겨 막힌 경우에 사정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좌측 사진 : 정낭의 구조. 정낭(seminal vesicle)은 방광 (bladder)와 전립선 (prostate gland) 사이에 하얀색 양측 구조물로 2개가 있다.
정액의 대부분을 만들어내는 남성생식기계이다.

출처 : www. becomehealthynow.com)


3. 우울증으로 인해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정신과 약은 alpha 1A 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잘 작동하지않게 하는 경우가 많다.





4. 우리몸에 성기의 움직임을 관장하고 있는 신경은 음부신경 (pudendal nerve) 인데 음부신경에 이상소견이 있어도 그럴 수 있다.

남성이 오래 앉아 있거나, 매우 반복적으로 등산을 하거나 다리를 들어올리는 운동을 계속하면 이것때문에 음부신경이 위치변화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긴장된 골반근육때문에 음부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쉽게 말해 근육에 물려 있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우측 사진 : 음부신경 (pudendal nerve)의 위치.
골반뼈 내에 S2,3,4옆의 녹색 선이 음부신경의 위치이다.
*자세히 보니 S2,3,4가 꺼꾸로 되어 있네요.
출처 : BJU int. 2007:99;1335)


마지막 4번째의 경우는 만성전립선염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성전립선염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 있어서 사정후 혹은 사정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많다.

물론 이러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 즉 1~3번의 경우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과 치료를 필요로 한다.

4번째의 원인은 만성전립선염의 경우와 일치하므로 이런 경우에도 의사의 진찰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행동요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앞서 말한 남성이 오래 앉아 있거나, 매우 반복적으로 등산을 하거나 다리를 들어올리는 운동으로음부신경이상이 생기는 것이므로 사정시 혹은 사정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들에게서 생활 습관을 좀 바꿔야 하겠다.

어떻게 하냐고? 회음부 근육들을 쉬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자주 일어나서 골반근육을 쉬게 하자.
등산도 참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너무 무리하면 회음부까지 무리가 갈 수 있다.
자전거등도 별로 좋은 운동인 아니다.
Posted by 두빵
2008. 5. 16. 00:47

오늘 진료를 마칠때쯤, 보호자 한분이 오셨다.
보니 작년에는 가끔 만성전립선염으로 진료를 몇번 받았었고, 올해 몇번은 혈뇨로 나에게 진료를 받았던 환자였다.
"아니...환자는 안오시고 보호자 분이 오셨어요?"
"며칠전 돌아가셔서...."

갑자기 머리를 한대 쥐어박힌 느낌이었다. 얼굴이 기억이 나는 환자라서 돌아가실 분이 아닌데....하면서 다시 물었다.
"뭐...교통사고를 당하셨나요?"
"최근 너무 피곤하여 큰병원에 갔다가 검사결과도 나오기 전에 돌아가셨어요. 암이 뼈까지 다 전이가 되었다는데...."
"??? 뭔 암이라는 데요?"
"며칠뒤에 결과 나오는데, 그것도 기다리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셨어요...골수검사까지 했는데..."

차트를 보니 올해초부터 미약한 혈뇨로 계속 진료를 받았었다. 약 2달전에 갑자기 혈뇨가 증가되어 초음파 및 정밀촬영을 다 하였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어 1주뒤에 다시 보자고 했는데, 추적관찰되지 않았던 환자였다.
몸상태가 최근 좋지 않아 큰병원에서 CT를 찍고 보니 무슨 암인지는 모르겠지만몸전체에 암이 퍼졌다고 했다.

몇달전에 봤을 때는 그런 환자로 보이지 않았는데?

뭔 암이었을까? ....
그리고 왜 1주뒤에 오라는 것을 좀 더 강력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라는 자책이 맘속에서 요동쳤다.

물어보니 보호자는 그냥 주부였고, 슬하에 중학생인 자녀 2명이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옛날에 나의 경험이 떠올라 그 자녀가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가지는 못했지만 맘속으로 그 환자에게 화환이라도 보내야겠다.

하루 하루 환자를 볼때마다 매번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돌아가시는 환자분을 보고 며칠간은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할 것 같다.

Posted by 두빵
2008. 5. 13. 22:52

가끔 진료를 하다 보면 이전에 요로결석증세를 겪었던 환자의 경우 자기가 증상을 알기 때문에 결석증세다 싶으면 맥주를 많이 먹었다고 하는 환자들이 있다. 요로결석 환자에게 맥주를 많이 먹는 것이 상식으로 아는 것 같다.

(사진출처 : stuffeducatedlatinoslike.files.wordpress.com)

글쎄....과연 그럴까?


요로결석은 신장이나 요관 및 방광과 같이 소변이 지나가는 길에 돌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아직까지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식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요로결석이 생기면 수분을 많이 섭취하여 소변량을 많이 만들어내어 결석을 예방하는 것이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에 속한다.

그럼 물이 많이 들어있는 맥주는 어떨까?
맥주의 성분은 당연히 액체로 되어 있으므로 물이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맥주에는 또 한가지 간과하면 안되는 성분인 옥살산(oxalate)이 많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옥살산(oxalate)이라는 성분이 우리몸에서 발생되는 요로결석의 대부분인 칼슘석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옥살산칼슘결석(calcium oxalate)의 일부라는 것이다.
(calcium oxalate 결석모양,
사진출처 : www.acvs.org)

예를 들면 소금물에서 물의 양에 비해 일정량의 소금이 더 많다면 녹지 않고 밑에 가라앉는 소금결정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몸이 맥주를 많이 먹으면 당연히 옥살산(oxalate)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요로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자 그럼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이상한 점은 혹시 없는가?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알겠지만,맥주는 우리몸에서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변량을 무척 많이 만들게 된다. 따라서 실제적인 소변은 옥살산(oxalate)이 결정화될정도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음식에 옥살산(oxalate)이 많다고 먹은 음식에서 우리몸에 흡수되는 옥살산(oxalate) 농도는 실제로 보면 미약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참고문헌 1)

따라서 맥주를 많이 먹으면 맥주에 있는 옥살산(oxalate)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보다는 소변량이 더 많아지므로 당연히 요로결석 환자에게 결석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예상과 같이 식이습관을 통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서 맥주가 요로결석의 위험을 약 21%정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참고문헌 2)

위와 같은 이유로 요로결석 환자에게 맥주를 금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 때문에 많이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몸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 맥주로 인한 이뇨작용이 부족할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상대적으로 옥살산(oxalate)가 증가되므로 요로결석을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물을 먹지 않고 맥주만 먹는 경우 더 그럴 수 있다.

결론은 요로결석 환자에게 맥주를 일상적인 정도만 먹는 것은 상관이 없겠으나, 불필요하게 많이 먹는 경우에는 결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덧붙여서 요로결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요로결석을 예방한다고 맥주를 먹는 것은 정말로 불필요하다. 왜냐면 요로결석이 없는 사람이 결석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0.1% ~ 0.3%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정도 위험을 예방한다고 맥주를 많이 먹으면 이에 대한 부작용만 더 발생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Brinkley L, Gregory J, Pak C: A further study of oxalate bioavailability in foods. J Urol 1990;144:94-96
2. Curhan G, Willett W, Rimm E, Spiegelman D, Stampfer M: Prospective study of beverage use and the risk of kidney stones. Am J Epidemiol 1996;143:240-247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