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 18:31

요새는 건강검진에 초음파가 있어서 그런지 가끔 신장에 물혹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진료실에 많이 온다.

오늘 오신 분중에도 신장에 물혹이 있어서 걱정이 되어 왔다고 하는 환자가 있었다. 초음파로 확인해보니 단순한 물혹으로 생각되었지만 물혹 중간에 방이 나누어져 있어 좀더 정밀한 검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CT를 찍자고 하였다. CT를 찍어 보니 단순물혹 (좀 전문용어로 하자면 Bosniak's class II)이라서 좀 지켜보자고 하였다.

 (신장에 단순물혹이 있는 신장초음파 사진, 가운데 동그란 시꺼먼 구형이 물혹이다.
출처 :
www.medison.ru)

신장에 물혹은 정확하게는 어떤 기전으로 생기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노화의 과정으로 신장조직의 일부가 변형이 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보통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물혹은 신장에 진짜 물이 차 있는 구조로, 좀 쉽게 말하자면 풍선에 물이 찬 모양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신장내부 혹은 외부에 붙어서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공 모양안에 물이 차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술을 해서 물혹을 제거하다 보면 안에 노란색의 물이 대부분 차 있다.

보통 위와 같이 얇은 막에 물이 차 있는 것을 정확한 용어로는 단순신낭종 (simple renal cyst)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은 치료가 필요없다. 노화에 의해서 생기는 기전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좀 더 생기기도 한다.
50세 이상의 사람들중 약 절반 이상에서 단순물혹이 우연히 발견된다. (참고문헌 1)

우선 우연히 신장에 물혹이 발견된다면 CT등으로 그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CT로 모양이 괜찮다면 6개월이나 1년마다 한번씩 초음파등으로 병원에서 관찰만 하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신장물혹이 발생할수도 있긴 하지만, 특별히 모양에 이상이 있지 않는 한 그냥 경과 관찰만 하면 된다.  그게 더 많이 생긴다고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에서 의사가 환자가에 물혹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CT등으로 확인했는데, 물혹의 모양이 매우 이상하거나 좀 두꺼워져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보통 이런경우는 Bosniak's class III 이상인 경우) 단순 물혹이 아니라 복합성 신낭종 (complex renal cyst)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물혹속에 신장암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
이때는 당연히 수술을 통해서 물혹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이다.

혹시 신장에 물혹이 있다고 들었는가?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중 1/3이상에서는 신장에 물혹이 있다고 들었을 것이다.
의사가 단순한 신장 물혹이라고 했다면 안심하고 그냥 정기적으로 초음파나 CT 등으로 계속 관찰하면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것 때문에 신장에 좋다고 하는 그런 음식이나 다른 것들을 먹지 않아도 된다.

단 단순물혹이라도 물혹이 소변 내려가는 길을 막고 있는 경우라면 수술로 제거를 할 수는 있으며, 유전적인 질환으로 신장에 물혹이 있는 경우에서는 중한질환이므로 이때는 의사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참고문헌]
1. Kissane JM. The morphology of renal cystic disease. Perspect Nephrol Hypertens 1976;4:31-63.

Posted by 두빵
2010. 3. 14. 03:01

한동안 개인적인 일로 굉장히 바빠서 글들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또한 트윗에 좀 맛이 들어서 개인 블로그 보다는 트윗을 조금 더 하다 보니 좀 뜸한 것 같다. 그러나 블로그도 트윗과는 또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도 놓을 수 없다는....

트윗을 하다가 보니 반신욕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비뇨기과에 대한 것을 찾아보았다.

Japanese Macaques Bathe In Hot Springs
(출처 : PicApp)

우선 반신욕의 비뇨기과적 이득을 보자면, 전립선염,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특별히 염증소견이 보이지 않는 만성골반통증후군환자에서 반신욕이 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전은 모른다. 그러나 만성골반통증후군 환자에서 개인적인 효과를 설문조사했더만 이중에 반신욕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참고문헌 1)도 있어 집에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반신욕을 추천하곤 한다. 내 개인적인 의견도 반신욕을 한다면 만성골반통증후군 환자의 증상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반신욕이 정자 생성에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결과가 가끔 뉴스에 나오곤 한다.
왜냐면 이전에 블로그 글에도 언급했듯이 우리남성의 고환은 정자생성을 위해서 고환이 몸 밖으로 나와 있으면서 정상 체온보다 약 2-4도정도 낮게 유지가 되어야 하는데, 반신욕을 하게 된다면 이 온도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문으로 나온 단 하나의 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3년이상 불임이면서 최근 3개월 이상동안에 반신욕을 체온보다 높은 온도로 1주에 30분 이상 하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반신욕을 하지 않도록 하면서 3개월 째와 6개월째에 정액검사를 하였다고 한다. (참고문헌 2)

이중 5명이 반신욕 중단후에 움직이는 정자가 약 491% 증가했다고 한다. 나머지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경우 (5.6 pack-year vs. 0.11 pack-year) 인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뜨거운 물로 하는 반신욕, 혹은 동일한 이치로 싸우나 같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임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좀 더 높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불어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전에 한 연구에서 허벅지 위에 놓고 쓰는 노트북의 발열때문에 남성의 고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과도 있으므로 이것도 약간 주의하면 될 것 같다. (참고문헌 3)


<더 읽어볼 글>
2008/09/13 - 정계정맥류의 최신지견
2008/09/19 - 비뇨기과의사의 팬티이야기
2008/05/26 - 추후 아기를 가질 의향이 있다면 암 치료전에 정자를 냉동보관하세요.


[참고문헌]
1. Turner JA, et al. Men with pelvic pain: perceived helpfulness of medical and self-management strategies. Clin J Pain 2006;22:19-24
2. Shefi S, et al. Wet heat exposure: a potentially reversible cause of low semen quality in infertile men. Int Braz J Urol 2007;33:50-56
3. Sheynkin Y, et al. Increase in scrotal temperature in laptop computer users. Hum Reprod 2005;20:452-455

Posted by 두빵
2010. 2. 22. 02:41
요로결석 치료를 완전히 다 끝난 환자에게 1년이내에 약 7-10% 환자가 재발하므로 물 많이 먹으라고 하면 반드시 되묻는 질문이 있다.
"그럼 뭘 먹으면 예방되요?"

뭐 나름 유명하다는 홈페이지나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보면 어떻게 하라고 나온다. 대부분 결석의 성분이 칼슘수산염(calcium oxalate)이므로 칼슘을 적게 먹고, 수산염을 적게 먹고, 짜게 먹지 말고, 물 많이 먹고 등등....
근데 그중에 칼슘에 대해서는 이전 블로그글에서 잠시 언급을 했으니 이전글을 한번 보자.
또 수산염 (oxalate)이야기가 있는데,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아직 뭐라고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Evil Stones
Evil Stones by The Pack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리몸에서 나온 칼슘수산염 결석, 출처 :플리커)


이전 블로그 글에도 말했듯이 소변의 수산염은 음식에서 오는 경우가 약 20%미만, 정확히 이야기해서는 10~15%정도이다. 즉 음식의 수산염은 대부분 장내의 세균들에 의해서 분해되기도 하고, 또한 대변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우리몸의 수산염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전 블로그에도 말했듯이 우리몸의 수산염의 80%는 간에서 생성된다. 이 80%중에 절반은 우리가 먹은 비타민 C에서 생성되며 나머지 반은 글라이신(glycine)이라는 물질에서 얻어진다.

따라서 음식의 수산염은 우리몸의 소변에서 배출되는 수산염과는 그렇게 크게 상관이 없을수도 있기 때문에 요로결석 환자에게 있어서 수산염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는 아직가지 불분명하다.

두번째 문제는 수산염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대부분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산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보자면 시금치를 필두로 해서 차(tea), 코코아, 겨자(mustard green), 근대(넓은 잎과 굵고 흰 줄기, swiss chard), 사탕무(beets), 대황(rhubarb), 일부 berry에 속하는 식물들, 초콜릿, 땅콩, 밀의 씨눈(wheatgerm), soy cracker, 후추등이 수산염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요로결석의 성분중에 가장 많은 것이 칼슘과 수산염이므로 수산염을 적게 먹는 것이 추천되고 있지만, 사실 위의 두가지 이유로 인해서 실제로 수산염을 제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단 만성설사등으로 인해서 탈수가 되고 이때 고수산뇨증(enteric hyperoxaluria)인 경우에는 수산염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불어서 이전 블로그에도 말했지만, 우리몸의 수산염이 우리가 섭취한 비타민 C에서도 생성되기 때문에, 비타민 C에 대해서는 요로결석이 자꾸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에 하루 최대 2gram 이상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이전 블로그글중에 연관된 글들> ~ 근데 좀 많네....
2009/10/22 - 왜 요로결석 환자에서는 하루 2~3잔이내의 우유를 마셔야 할까?
2009/09/07 - 센물이 요로결석을 일으킬까?
2009/08/03 - 비타민 C가 요로결석을 일으킬까?
2009/06/28 - 통증이 없는 요로결석도 있습니다.
2009/06/15 - 요로결석이 있는 폐경기이후의 여성에게서 칼슘섭취는?
2009/04/29 - 청량음료가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을까?
2009/01/10 - 레모네이드가 요로결석을 예방할까?
2008/11/10 - 지구온난화가 요로결석을 증가시킨다?
2008/10/05 - WHO의 멜라민 허용량에 대한 가이드라인.
2008/09/21 - 점점 더 확산되는 멜라민파동에 대한 모든것 (WHO)
2008/08/01 - 소변 자주 마려운것도 요로결석의 증세일 수 있습니다.
2008/05/13 - 맥주가 요로결석에 도움이 될까?
Posted by 두빵
2010. 2. 17. 00:48

며칠전에도 추적 60분의 '엄마가 뿔났다 요실금 소동'을 보고 나름대로 감상문을 올렸다. 그당시 약간의 흥분된 느낌(?)으로 글을 쓰게 되어 학술적인 내용은 그리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았다. 사실 비뇨기과에서 요실금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절제된 용어로 최근 요실금 수술과 요실금검사 즉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정리하고자 한다.

며칠전에도 미국 교포 한분에 대해 요실금 수술을 하면서 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보험이 없어 임의비급여에 걸릴 위험성이 없었고, 환자가 요실금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나태함등이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수술을 하면서 좀 후회를 하긴 했는데, 왜냐면 수술 당시 사용되는 테이프의 장력을 어느정도로 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였다.

요실금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전에는 내가 앞서서 말했듯이 명확한 복압성요실금 증세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는 최근에 개발된 요실금 수술인 TVT라는 수술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굉장히 높은 치료성공률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위 사진은 가장 최근에 나온 TVT-SECUR라는 3세대 요실금 수술을 설명한 모형이지만, 기타 다른 요실금 수술인  TVT 수술부터 그 아류작 수술법의 요실금 테이프 위치가 거의 비슷하다. 이전사진을 재활용해서 지송~)

그러나 최근 TVT를 필두로 그 아류작들인 수술방법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요실금검사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다양한 수술방법이 나오게 되면서 이에 따라 어떤 수술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서 연구가 이루어졌고, 조금이라도 그 성공률을 높히기 위한 검사방법들이 소개된 것이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요역동학검사이다. 

비뇨기과 학술지중에서도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논문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국제학술지에서 최근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한 논문이 있다. (참고문헌 1) 이 논문의 내용을 보자면,

우선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증세만으로도 충분히 요실금 증세를 진단할 수 있고, 진찰로만 진단이 되기 때문에 비용도 들어가지 않아 요실금 진단검사인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는 주로 골반근육운동인 케겔운동등으로 치료하면 된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로 하는 중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은 요실금 검사인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여 수술에 대한 위험성 및 성공률에 대한 예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겠지만, 수술이 필요로 하는 중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추세가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더불어 요실금수술과 요실금 검사방법에 대한 논문을 찾는 와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논문이 있었다.

방송중에서도 나온 영국의 요실금 검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추적 60분의 방송에서는 영국에서는 마치 요실금환자에게 요실금검사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라는 뉘앙스를 보였다. 사실 현 체제의 영국의료제도에서는 그 영국비뇨기과의사의 말은 당연하다.

2006년의 영국의 의료제도의 요실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몇번 말했듯이 "명확하게 임상적으로 순수한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원문 : the use of multichannel cystometry is not routinely recommended before surgery in women with a clearly defined clinical diagnosis of pure stress urinary incontincne)"이다. (참고문헌 2) 그러나 영국의 가이드라인도 임상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요실금의 경우에서는 반드시 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영국의 의료체계에서 최근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임상적으로 순수한 복압성요실금 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6000명 이상의 영국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를 진찰만으로 임상적으로 명확한 복압성요실금 환자는 단 5.2% (324명) 뿐이라는 2008년도의 영국비뇨기과의사들의 연구결과 (참고문헌 2) 로 위의 영국의 요실금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폐지해야 한다라는 의견들이 자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참고문헌 2,3) 즉 임상적인 진찰로 명확한 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도 수술을 위해서는 요실금검사인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글과 관련되어 참고할 블로그 글>
2010/02/11 - '추적60분'에서 방송한 '요실금 소동'을 보고


[참고문헌]
1. Martin JL, et al.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methods of diagnostic assessment for urinary incontinence. Neurourol Urodyn 2006;25:674-683
2. Agur W, et al. Could 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guidelines on urodynamics in urinary incontinence put some women at risk of a bad outcome from stress incontinence surgery? BJU Int 2009;103:635-639
3. Renganathan A, et al. Female urinary incontinence - urodynamics: yes or no? J Obstet Gynaecol 2009;29:473-479

Posted by 두빵